소비 하지 않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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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일기  나는 이제 더 이상 과하게 소비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합리적인 동물이다. 아니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그리고 행동하려고 애쓰는 동물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선택의 순간에서 나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나를 설득해야 한다. 이 물건을 사야 하는 소비 선택의 순간에서도 나는 손실을 보고 싶지 않다. 이 물건이 나에게 필요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나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이미 마음은 사기로 결정했지만 나를 속여야 하기에 필요하다고 나를 세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나는 물건을 소비하는 결말을 맞이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소비하면서 존재하는 자본주의 동물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나는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옷도 잘 안 사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몰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크게 돈이 나갈 일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의 유혹은 도처에 존재한다. 내가 필요할지도 모를 물건들의 광고가 구글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다 보면 자주 눈에 들어 온다. 최근에 한 번 손 세정제를 검색했다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손 세정제 광고가 나오는 걸 보고 소름이 돋기도 했다. 한 번은  주름 제거 관련 화장품을 구입한 이후 거의 모든 피드에서 관련 광고가 뜨는 걸 보고 경악하고 말았고 이를 또 소비하는 나를 보고 재차 경악했다. 내가 이렇게나 유혹에 약한 인간이었던가. 그리고 이런 식의 광고는 또 얼마나 그럴 듯한가. 화장품을 한 번만 발라도 모든 노화가 사라질 거 같은 느낌을 제공해 준다. 그래 결국 느낌이다.  나는 또 속는다. 소비는 결국 마약과도 같다. 일단 공포 마케팅은 역시나 효과가 크다. 내가 늙어서 주름이 자글자글한 모습으로 변할 거라는 공포는 노화를 마주한 40대 초반 남자에게 효과가 없을 수가 없다. 나는 결국 소비의 유혹에 굴복...

승무원 내내 했던 현실적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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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승무원 추억팔이  10년 동안 비행하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고민  홍콩 캐세이 퍼시픽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은 냉정히 따지고 보면 승무원과는 직접 연관이 없기는 했다.  내가 홍콩에 거주하면서 매일같이 고민하던 건 다름 아닌 집값과 월세 문제였다. 알다시피 홍콩은 지독한 월세로 유명한 도시다.  샌프란시스코나 런던 만큼은 아니지만 홍콩의 집값은 월급 대비 심각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에 승무원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나는 입사 후 만으로 8년간은 월세를 회사로부터 받는 계약 조건으로 입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아마  지금은 3년 정도만 보조를 해주는 걸로 알고 있고 이 추세대로라면 아마 월세 보조를 해주는 조건이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홍콩은 월세가 높은 도시 중 하나여서 회사에서 주는 월세 보조금이 없다면 버티기가 정말 힘들다. 나는 그나마 조건이 좋은 편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거지 나도 이 월급 받으면서 월세까지 내야 했다면 아마 10년은 커녕 3년도 못 버티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승무원들은 비행을 가야 하기에 공항 근처에 살아야 한다. 우리 나라로 치면 인천 공항 근처나 김포 공항 근처에 살아야 하는데 이 주변은 작은 아파트들이 없어서 오히려 혼자 사는 아파트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웠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살던 침실 하나가 딸린 아파트 역시 월세가 2백만원 가까이 했었다. 내 월급이 겨우 350만원 정도였던 걸 생각해 보면 회사 보조가 없었다면 현실적으로 참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홍콩 아이들의 말을 들어 보면 중국인들이 무작위로 홍콩에서 집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월세가 비싸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방 두 개 아파트 월세가 홍콩 달러로 7천 불 정도였는데 내가 다닐 시절에는 방 두개도 월세가 1만 5천불이 넘어 갔다.  지금은 아마 더 비싼 것으로 알...

사람은 좋은데 뇌가 해맑은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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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회사 잡담  나보다 10살이나 많았던 무능력 그 자체인 과장님  생각해 보면  나는 상대적으로 많은 일터와 회사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다. 호주에서도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으며 한국에서도 여러 회사들을 경험해 보았다. 직접적으로 일한 곳도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곳도 있었고 해서인지 나름 회사 관련해서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내가 퇴사하기 직전 IT 회사에 들어왔던 어느 과장님의 일화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S사 커뮤니케이션즈라고 싸이월드와 네이트를 운영하는 회사 였는데 나는 싸이월드에서 일을 하는 말단 사원이었다. 결국 회사가 망할 거 같아서 1년을 겨우 채우고 나가게 되었는데 신기한 건 내가 나가고 나서 몇년 후 회사가 정말 망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한국 경기가 그렇게 안 좋은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망한 걸 보면 회사가 정말 망조이긴 했고 이걸 말단 사원인 내가 느낄 정도였으니 너무 당연한 결과인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내가 회사를 다닐 당시에 회사의 이런 저런 지표를 조사해서 보고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거짓말을 하나도 안 보태고 매일 매일 트래픽 지표가 하락하는 걸 보면서 망조를 미리 예상하긴 했었다. 그렇게 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탈출해야 했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내 후임으로 갑자기 나보다 10살이나 많으신 분이 들어오게 되었다. 다들 당황스러운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과거 나름의 경쟁사인 다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분이었고 부모님의 병간호를 하느라 10년 동안은 직장 생활을 하지 않으시다가 다 알다시피 팀내의 차장님 인맥으로 내 후임으로 들어오시게 되었다.  일단 사람은 좋아 보였다. 아니 실제로도 굉장히 좋은 분이었다.  인상만 봐도 너무 좋으신 분이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분에게 악감정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경력에 비해서는 일을 너무 못 해서 그 당시 ...

항상 사람이 미어터지는 홍콩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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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홍콩 참견 [나의 홍콩 이야기]  햄버거 프랜차이즈일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을까  나는 퉁청에서 거의 내 홍콩 인생 전부를 보냈다.  TUNGCHUNG 영어로 이렇게 쓰이기는 하는데 이걸 퉁충 이라고 해야할지 똥총이라고 해야 할지 잘은 모르겠다. 대충 말해도 홍콩 사람들은 알아 들어서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확한 발음을 홍콩 동료에게 한 번 물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마저 든다.  홍콩은 의외로 프랜치이즈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햄버거 브랜드는 맥도날드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 매장이 많다. 다른 버거킹이나 졸리비같은 매장들은 찾기가 거의 어렵고 나 역시 본 적이 없다. 다른 유명 브랜드들도 많기는 한데 센트럴이나 침사추이 같은 시내에만 몰려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한국에도 들어온 미국의 유명 햄버거 브랜드 매장들도 있기는 한데 맥도날드에 비하면 매장 수가 현격하게 없기는 하다.  그에 반해  맥도날드는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어디에나 사람이 참 많다.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에는 맥도날드가 없는 걸 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홍콩 맥도날드 햄버거의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한국보다도 더 저렴한 수준인데 홍콩 물가를 생각해 보면 이 정도 가격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극강의 가성비라고 할 만하다. 여행자들이야 홍콩 여행하면서 맥도날드를 갈 일이 별로 없겠지만 홍콩에서 살았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맥도날드를 갔던 기억이 난다. 나는 한국에서는 햄버거를 일년에 한 번도 먹지 않는 사람인데 홍콩에서는 밥하기 귀찮거나 가볍게 먹고 싶을 때에 맥도날드 매장을 자주 찾았다. 어느 시간대에 가도 항상 사람이 많았어서 특정 시간대를 피해 가지는 않았다. 어차피 테이블이 많기는 해서 혼자 혹은 둘이 가서 먹으면 어떻게든 앉아서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홍콩의 식당 합석 문화는 나름 유명하다. ...

외국 항공사 면접의 추억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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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승무원 추억팔이  [소소한 승무원 이야기]  그렇게 나는 승무원이 되었다 드디어 마지막 파이널 면접 날.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동안 아이돌 오디션 선발 과정처럼 하나하나 통과해서 올라 왔는데 마지막 관문 역시 무조건 통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승무원 면접이 아예 처음이었고 영어로 하는 면접도 생전 처음이었던 터라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이 정도까지 올라온 것도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그 당시 백수였던 나는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무조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날도 역시나 돈 내고 받은 메이크업으로 꽃단장을 하고 마지막 장소로 향했다.  지금은 토익 점수를 내는 걸로 바뀌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영어 듣기 시험같은 걸 따로 보았었다. 기내 환경을 재현한다고 이런 저런 소음이 섞여 있어서 제대로 알아 듣기가 힘들긴 했으나 어찌저찌 문제를 다 풀긴 했다. 그리고 파이널 면접을 위해 회사에서 가지고 오라고 한 서류들을 회사 관계자들에게 제출했다.  사사로운 과저을 마치고 조금 대기하다가 시작 된 일대일 면접.  체감상 10분 정도인데 실제로는 한 40분 정도를 본 듯한 파이널 면접은 말 그대로 심층 면접이었다. 내가 제출한 서류를 보시면서 끊임없이 꼬리 질문을 하시는데 압박 면접은 사실 아니었고 정말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듯이 물 흐르듯 편하게 면접을 보았다.  아무래도  승무원은 서비스업인 터라 내가 그동안 서비스업에서 일한 경험을 위주로 많이 물어 보셨다. 고객에게 한 특별한 서비스는 없는지 그리고 힘든 여건에서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물어 보았다. 후반부에는 외국 생활하는 데에 크게 불편함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되었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마치기 전 질문할 게 있냐고 물어 보셔서 회사에 남자 승무원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 질문해 보았다. 지금은 캐세이도 남자 승무원이 많지만 그때...

호주 워킹 홀리데이 추천할 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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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호주 참견  [호주 워킹 홀리데이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는  호주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로 가는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도 일명 워홀 비자를 받아 호주로 간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시기가 2009년 즈음이라고 한다. 내가 호주에 있었을 시절과 겹치긴 하는데 호주는 비단 한국인들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워홀 비자를 받아 오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나라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호주 워홀 비자 발급 나이 제한은 보통 만 30세에서 35세 정도여서 어린 친구들이 많이 온다. 호주에서 워홀 비자를 받은 이들이 하는 일들을 떠올려 보면 어린 친구들이 오는 게 맞긴 하다. 그만큼 육체 노동 일이 많고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그러한 일들을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워홀 비자를 호주 정부에서 무제한 발급해 주는 건 다름 아닌 호주 현지에서도 노동력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데다가 호주인들은 힘든 농장이나 공장 일을 잘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에서도 워홀 비자를 받아 호주를 가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특히 이런 식으로  현실의 높은 벽에 좌절하고 조기에 한국으로 귀국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알다시피  코로나 이후에는 꾸준히 비자 발급 건수가 줄어 들고 있기는 하다.  기사 역시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다. 호주를 다녀온 사람 입장에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나이가 먹은 꼰대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이런 식으로 작성이 된 뉴스나 기사를 너무 곧이 곧대로 믿지는 마시기 바란다.  이렇게 짧은 기사는 기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정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쓰는 게 가능하다. 가장 부정적인 호주 워홀 사례만 모아서 기사를 쓸 수도 있고 당연하게도 가장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호...

홍콩의 겨울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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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홍콩 참견  [홍콩 이야기] 덥기로 유명한 도시도 겨울에는 추울까  당연하지만 홍콩에도 겨울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은 홍콩도 추운 겨울이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나만 해도 홍콩과 겨울을 연결시키는 게 왜 그렇게 부자연스러운지 모르겠다.  분명히 홍콩도 겨울이 있고 생각보다 춥다.  나는 어쩌다 보니 12월에 회사에 입사하면서 홍콩에서 살게 되었는데 당시 호텔이 아니라 지은지 40년도 넘은 낡은 아파트에서 지내게 되었고 생각보다 홍콩의 겨울이 춥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심지어 그 낡은 아파트는 비가 많이 오면 창문 틈으로 물이 샐 정도로 형편없이 관리가 된 아파트였다. 그러니 어찌 보면 다른 신식 아파트보다 추운 게 당연하다.  다행히 나는 혹시나 싶어 전기 장판을 가지고 가서 따숩게 지내긴 했다. 그런데 뭐 가지고 가지 않았어도 홍콩에서도 전기 장판을 팔긴 팔아서 혹여라도 홍콩에 거주하기 위해 들어 갔는데 전기 장판을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하나 구입하면 된다. 그러나 홍콩 사람들은 전기 장판보다는 히터를 많이 쓴다. 그래서 겨울철에 전자제품 매장을 가면 전기 장판보다는 히터를 많이 파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히터는 전기세도 많이 들어가고 집안의 공기가 건조해지기 일쑤여서 나는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물론 홍콩은 일년 내내 습하긴 해서 건조한 걸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팬 히터는 생각보다 더 공기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여행으로 간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냉방 만큼이나 난방 역시 잘 되어 있는 게 호텔이다. 그렇지만 돌아다닐 때에는 춥기 때문에 두꺼운 외투를 무조건 가지고 가야 한다. 홍콩 사람들은 10도 이하만 내려가도 오리털 패딩을 입고 돌아 다닌다.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이 겨울철 기온은 훨씬 낮으나 습하지가 않아서 어느 정도 견딜만 한 반면 홍콩은 영상이긴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