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25의 게시물 표시

소비 하지 않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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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일기  나는 이제 더 이상 과하게 소비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합리적인 동물이다. 아니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그리고 행동하려고 애쓰는 동물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선택의 순간에서 나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나를 설득해야 한다. 이 물건을 사야 하는 소비 선택의 순간에서도 나는 손실을 보고 싶지 않다. 이 물건이 나에게 필요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나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이미 마음은 사기로 결정했지만 나를 속여야 하기에 필요하다고 나를 세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나는 물건을 소비하는 결말을 맞이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소비하면서 존재하는 자본주의 동물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나는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다.  옷도 잘 안 사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몰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크게 돈이 나갈 일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의 유혹은 도처에 존재한다. 내가 필요할지도 모를 물건들의 광고가 구글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다 보면 자주 눈에 들어 온다. 최근에 한 번 손 세정제를 검색했다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손 세정제 광고가 나오는 걸 보고 소름이 돋기도 했다. 한 번은  주름 제거 관련 화장품을 구입한 이후 거의 모든 피드에서 관련 광고가 뜨는 걸 보고 경악하고 말았고 이를 또 소비하는 나를 보고 재차 경악했다. 내가 이렇게나 유혹에 약한 인간이었던가. 그리고 이런 식의 광고는 또 얼마나 그럴 듯한가. 화장품을 한 번만 발라도 모든 노화가 사라질 거 같은 느낌을 제공해 준다. 그래 결국 느낌이다.  나는 또 속는다. 소비는 결국 마약과도 같다. 일단 공포 마케팅은 역시나 효과가 크다. 내가 늙어서 주름이 자글자글한 모습으로 변할 거라는 공포는 노화를 마주한 40대 초반 남자에게 효과가 없을 수가 없다. 나는 결국 소비의 유혹에 굴복...

승무원 내내 했던 현실적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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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승무원 추억팔이  10년 동안 비행하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고민  홍콩 캐세이 퍼시픽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은 냉정히 따지고 보면 승무원과는 직접 연관이 없기는 했다.  내가 홍콩에 거주하면서 매일같이 고민하던 건 다름 아닌 집값과 월세 문제였다. 알다시피 홍콩은 지독한 월세로 유명한 도시다.  샌프란시스코나 런던 만큼은 아니지만 홍콩의 집값은 월급 대비 심각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에 승무원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나는 입사 후 만으로 8년간은 월세를 회사로부터 받는 계약 조건으로 입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아마  지금은 3년 정도만 보조를 해주는 걸로 알고 있고 이 추세대로라면 아마 월세 보조를 해주는 조건이 조만간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홍콩은 월세가 높은 도시 중 하나여서 회사에서 주는 월세 보조금이 없다면 버티기가 정말 힘들다. 나는 그나마 조건이 좋은 편이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거지 나도 이 월급 받으면서 월세까지 내야 했다면 아마 10년은 커녕 3년도 못 버티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 승무원들은 비행을 가야 하기에 공항 근처에 살아야 한다. 우리 나라로 치면 인천 공항 근처나 김포 공항 근처에 살아야 하는데 이 주변은 작은 아파트들이 없어서 오히려 혼자 사는 아파트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웠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살던 침실 하나가 딸린 아파트 역시 월세가 2백만원 가까이 했었다. 내 월급이 겨우 350만원 정도였던 걸 생각해 보면 회사 보조가 없었다면 현실적으로 참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홍콩 아이들의 말을 들어 보면 중국인들이 무작위로 홍콩에서 집을 구매하기 전까지는 이 정도로 월세가 비싸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방 두 개 아파트 월세가 홍콩 달러로 7천 불 정도였는데 내가 다닐 시절에는 방 두개도 월세가 1만 5천불이 넘어 갔다.  지금은 아마 더 비싼 것으로 알...

사람은 좋은데 뇌가 해맑은 과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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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바디의 회사 잡담  나보다 10살이나 많았던 무능력 그 자체인 과장님  생각해 보면  나는 상대적으로 많은 일터와 회사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있다. 호주에서도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으며 한국에서도 여러 회사들을 경험해 보았다. 직접적으로 일한 곳도 있고 다른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된 곳도 있었고 해서인지 나름 회사 관련해서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내가 퇴사하기 직전 IT 회사에 들어왔던 어느 과장님의 일화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S사 커뮤니케이션즈라고 싸이월드와 네이트를 운영하는 회사 였는데 나는 싸이월드에서 일을 하는 말단 사원이었다. 결국 회사가 망할 거 같아서 1년을 겨우 채우고 나가게 되었는데 신기한 건 내가 나가고 나서 몇년 후 회사가 정말 망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한국 경기가 그렇게 안 좋은 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망한 걸 보면 회사가 정말 망조이긴 했고 이걸 말단 사원인 내가 느낄 정도였으니 너무 당연한 결과인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내가 회사를 다닐 당시에 회사의 이런 저런 지표를 조사해서 보고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거짓말을 하나도 안 보태고 매일 매일 트래픽 지표가 하락하는 걸 보면서 망조를 미리 예상하긴 했었다. 그렇게 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탈출해야 했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내 후임으로 갑자기 나보다 10살이나 많으신 분이 들어오게 되었다. 다들 당황스러운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과거 나름의 경쟁사인 다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분이었고 부모님의 병간호를 하느라 10년 동안은 직장 생활을 하지 않으시다가 다 알다시피 팀내의 차장님 인맥으로 내 후임으로 들어오시게 되었다.  일단 사람은 좋아 보였다. 아니 실제로도 굉장히 좋은 분이었다.  인상만 봐도 너무 좋으신 분이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분에게 악감정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경력에 비해서는 일을 너무 못 해서 그 당시 ...